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blurt • 9 hours ago양지꽃에게---한 상 유--- 씨앗 하나 왼 가슴께 떨구거든, 어깨너머 모가지 타고 올라 뇌리에 아쉬움이 남았으면 한 해 더 쏘삭이던지, 혹 눈물 언저리엔 누웠다가 헐은 두덩 간질여 돋은 살 되바라져 파란 하늘 부비다 쬐만 얼굴 연한 햇살에 붐비다가 마을 어귀까지 등성이 어디선가 밤나무 목덜미 타고 졸던 까마귀 각시 씨앗 하나…hansangyou in blurt • yesterday4월의 노래-2---이 해 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hansangyou in blurt • 3 days ago4월의 노래-1---한 상 유--- 손톱만한 향기는 햇살에 오르고 줄무늬와 흰 빛깔만 밟히려니 작은 재채기에도 흔들리다 모가지가 꺾일 듯 모로 누웠다가, 파릇 곧추서는 바람 발치에서 4월은 슬픔 없이 목이 타는군 ---목 필 균--- 축축해진 내 마음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 떨구렵니다. 새벽마다 출렁대는 그리움 하나…hansangyou in blurt • 4 days ago애기똥풀---한 상 유--- 봄 나비를 쫓아다니던 우리 가기가 함께 놀던 햇살 곁에 주저앉아 조그만 손아귀를 옴켜쥐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용- 쓰길래 응가라도 하나싶어 다가가 보니 꼭, 고것인양 앙증맞은 꽃들이 산자락에 묻어있군요. 어쩌면 아기를 따라하던 봄 햇살이 살짝 지린 똥꽃인가요? 한 송이 꺾어 별 생각 없이 코끝에 대어보다가…hansangyou in blurt • 6 days ago<소리없이... 조용히>---김 현 길--- 메마른 가지에 꽃망울이 맺히듯 꽃잎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듯 산천초목이 푸르름을 자랑하듯 소리 없이 왔다가 말없이 흘러가는 자연의 섭리처럼 내 삶의 아름다운 시간들을 위하여 남 몰래 다가온 그리움을 사랑으로 꽃 피우리라 ---김 현 길--- 사람들은 마음속에 그리움을 하나씩…hansangyou in blurt • 7 days ago철쭉---한 상 유--- 요 며칠 시달린 하늘가에 피었다 늙은 잡부의 노역으로 이식된 꽃 그래야만 하는지 화단은 어설픈 격식을 준수하고 거기에 서슬 다부진 꽃 아파트 벽에 새겨진 브랜드만큼이나 분명하게 애증이 된 꽃 무심하자 했지만 황사를 제치고 아프게 눈에 박히는 꽃 그러니까 못 본 척 꽃그늘에 누워 꽃이 되자는…hansangyou in blurt • 8 days ago봄비는 가슴에 내리고---목 필 균--- 그대가 보낸 편지로 겨우내 마른 가슴이 젖어든다 봉긋이 피어오르던 꽃눈 속에 눈물이 스며들어, 아픈 사랑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겨울 일기장 덮으며 흥건하게 적신 목련나무 환하게 꽃등 켜라고 온종일 봄비가 내린다 ---목 필 균--- 처음부터 젖을 생각은 없었어…hansangyou in blurt • 11 days ago옛사랑은 라디오를 듣는다---윤 제 림--- 잃어버린 사랑을 찾는 법 하나는 노래하며 걷거나 신발을 끌며 느릿느릿 걷는 것이다 저를 모르시겠어요, 눈물을 훔치며 손목을 잡는 버드나무가 있을라 마침 흰 구름까지 곁에 와 서서 뜨거운 낯이 한껏 더 붉어진 소나무가 있을라 풀섶을 헤치며 나오는 꽃뱀이 있을라 옛사랑은 고개를 넘어오는 버스의 숨 고르는 소리…hansangyou in blurt • 12 days ago진달래꽃---김 소 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한 상 유--- 섧게 위하여 되뇌는 이름 쑥 둔덕…hansangyou in blurt • 13 days ago화초 앞에서---윤 준 식--- 네가 나인 줄은 몰랐다 바깥바람이 차다는 소리에 난 문을 닫아버렸을 뿐이다 흙 담장 아래 노랗고 둥근 얼굴로 날 바라볼 때 힐끗하며 지났을 뿐이다 네가 나인 줄은 몰랐다 따스한 햇살이 생명을 주는 엄마의 숨소리였다 앞을 보자 울창한 모습으로 내 앞에 네가 서있다 벽지로 가려진 세상조차도 받아들이겠다는…hansangyou in blurt • 14 days ago민들레의 꿈---정 진 윤--- 길모퉁이 한 뼘 얻지 못해 먼지 낀 돌 틈 천연스레 팔을 끼고 얽혀 들어 노랑 실낱 겹겹이 꽃을 피웠다 꽃 담장에서 사진을 찍고 웃음소리 이어지는 날이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민들레는 알고 있었다 철없는 꿈으로 부푼 홀씨들 슬픈 내색 없이 보내려 담담히 하늘을 바라보는 민들레 이미 속을 다…hansangyou in blurt • 15 days ago진달래와 봄 아침---애 해 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눕는 우리들의 지병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hansangyou in blurt • 16 days ago하숙---장 정 일--- 녀석의 하숙방 벽에는 리바이스 청바지 정장이 걸려 있고 책상 위에는 쓰다만 사립대 영문과 리포트가 있고 영한사전이 있고 재털이엔 필터만 남은 캔트 꽁초가 있고 씹다버린 셀렘이 있고 서랍 안에는 묶은 플레이 보이가 숨겨져 있고 방 모서리에는 파이오니아 엠프가 모셔져 있고 레코드 꽂이에는 레오나드 코헨, 죤 레논, 에릭…hansangyou in blurt • 17 days ago개나리---신 순 재--- 삐죽삐죽 잎 내밀고 삐죽삐죽 꽃 내밀고 성격이 모나 삐진 개나리 꽃도 삐죽 잎도 삐죽 삐죽 삐죽 꽃 내밀고 삐죽 삐죽 잎 내밀고 찬바람 뒤로 하고 새봄 마중 나왔네 ---신 순 재--- 설레는 가슴 안고 갓 태어난 모습으로 노란 햇병아리 또랑물 졸 졸 졸 봄 마중 나왔네 꽃샘바람…hansangyou in blurt • 18 days ago삼회리 꽃길에서 이 노래를 듣다---장 범 준---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대여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hansangyou in blurt • 19 days ago첫사랑---정 재 황--- 초록으로 매달려 파르르 떨며 말한다 그리움으로 그리움인지 알아 흘러간 사랑이라 했는데 아니야 아내야 사랑은 사랑은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야 오 백 이십 년 된 창의리 느티나무는 수줍게 웃었다. ---정 쟁 황--- 난 꽃인가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씨 착한 꽃인가 봅니다. 그냥 문득 그런…hansangyou in blurt • 20 days ago<연인> 봄호의 시들---허 영 자--- 배신의 위협 이별의 슬픔은 장막 뒤에 숨은 자객 날카롭게 번뜩이는 그 칼날 위에서 오히려 향기로운 한 송이 창백한 꽃. 봄 가고 여름 가고 가을도 늦은 가을 두 벌 꽃으로 피는 내 사랑은 아날로그 오늘밤에도 기나긴 손편지를 쓰리라 시간의 수레바퀴 제 아무리 광속으로 달린다 한들…hansangyou in blurt • 21 days ago문학바탕 3월호에 실린 시 넷---송 선 영--- 지워질까 담지 못하겠네 담다가 마음 아파 마실 수 없겠네 맛이라도 보자 한 잔 담아 먹고 그 맛 그리며 두고두고 보아야 하겠네 ---남 상 미--- 호흡하는 바람 샛노란 봉달이 양털처럼 가볍게 조용하게 걸어놓지 못했다. 새록새록 날아가는 햐얀 구름 내려와 드높은 바다를 사르던 때 까치…hansangyou in blurt • 22 days ago봄의 노래---천 양 희---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hansangyou in blurt • 23 days ago봄비 내리면---남 정 림--- 봄비 내리는 소리는 희망의 이빨이 돋아나듯 얼마나 파릇파릇한가 아직 잠이 덜 깬 새싹이 초롱초롱 깨어나는 아늑한 꿈결의 소리 나도 사랑받고 싶었다고 하늘 향해 손을 흔드는 풀잎 톡톡 간질이는 가늘고 투명한 봄비 소리 봄비 내리면 나도 네 가슴 속에서 파릇파릇 돋아나고 싶다. ---한 상…